본문 바로가기

AICPA 미국회계사 시험

미국 회계사 AICPA FAR 시험 준비 일주일전 6가지 준비 방법 (feat. 코로나)

코로나는 참으로 여럿을 피곤하게 한다. 시대가 바뀌었고 바뀐 삶에 적응을 해야 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다소 특이한 AICPA 시험 준비 방법을 6가지로 정리해서 공유해본다.

1. 문제 풀기

신기하게도 내 주변에 문제를 풀지 않고 시험을 보러 가는 사람이 많았다. 놀랄 정도로 많았다. 나는 시험 전에 문제를 엄청 많이 풀기 때문에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같은 문제라도 최소 3번에서 4번은 푼다. 문제를 푸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리 인강을 많이 듣고 책을 많이 읽어서 지식을 쌓아도, 결국에 문제로 풀어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아는 것도 문제로 풀려고 하면 생소한 것이 문제풀이이기 때문에 꼭 많이 풀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문제들은 대부분 standarized 되어 있어서 비슷한 유용의 문제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상식적으로 같은 토픽, 예를 들어 감가상각을 두고 매번 다른 문제를 출제하긴 쉽지 않다. 나오는 문제들이 거기서 거기라는 소리다. 나는 Becker 교재를 사용했는데 여기서 주는 수많은 문제들을 몇 번씩이고 풀다 보면 문제만 보아도 어떤 함정이 나올지, 출제자의 의도는 무엇인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그리고 시험에서 이런 문제들을 만나면 심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실수를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된다. 이번에도 나는 최소 3~4번은 돌려 푼 것 같다.

 

"다음 내용은 디테일에 관한 부분이다. 디테일을 무시하다 74%로 떨어지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2. 마스크 끼고 연습 시험 보기

테스팅 센터에서 이메일이 왔다. 시험을 볼 때 마스크를 꼭 끼고 봐야 한단다. 4시간을 마스크 끼고 시험 볼 생각을 하니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시험 보다가 답답하고 거슬리면 짜증 날 것 같아서 미리 연습을 하기로 했다. 나는 원래 디테일한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이어서 이번에도 디테일하게 사소한 것도 준비했다. 처음 마스크를 쓰고 공부할 때는 답답했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적응했다! 왠지 CPA 전과목을 마스크를 끼고 시험을 봐야 할 것 같다. 언제쯤이면 코로나가 잡힐지. 여담이지만 미국은 어마어마하다. 내가 직장에서 어떻게 동료들이 코로나에 걸린 것을 알게 되는지 보면 (링크: 미국에서는 직장동료가 코로나 확진자인 것을 이렇게 알게됩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참 어이없어할지도 모른다. 

3. 이어 플러그

처음 컴퓨터 베이스 시험을 보러 갔을 때가 생각난다. 별 준비 없이 갔다가 무슨 시험인지 모르지만 시험시간 내내 타이핑을 하는 옆 친구가 너무 거슬렸다. 그래서 테스팅 센터에서 딸려오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꼈는데... 2시간? 지났더니 귀가 너무 아팠던 추억. 그 후부터는 꼭 까먹지 않고 이어 플러그를 챙기고 시험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어 플러그를 끼면 뭔가 딴 세상에 있는 느낌이 든달까? 사각사각 연필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아무튼 느낌이 달라서 집에서도 조용하지만 이어 플러그 끼고 문제 푸는 연습을 했다. 

4. 연습 종이 & 펜

컴퓨터 시험장에 가면 연습 종이와 펜을 준다. 연필을 주는 곳도 있고, 잘 나오지 않는 펜을 주는 곳도 보았다. GMAT 시험을 볼 때는 심지어 코팅지에 사인펜 같은 것을 주기도 했다. 집에서는 항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샤프로 문제를 풀기 때문에 익숙함에서 멀어지려 맘에 안 드는 펜을 돌려가며 문제를 풀었다. 어떤 사람들은 쓸데없이 너무 디테일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사소한 것에서 큰 결과가 좌지우지된다는 말을 믿기 때문에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솔직히 손해 볼 것도 없지 않나? 참고로 시험장에 갔더니 잘만 나오는 파란색 펜을 주었다. 모 만약을 대비한 것이니까 감사했다. 

5. 바이오 리듬

처음으로 시험이 오후에 잡혔다. 그동안 CFA, FRM, CMA, GMAT 등 전부 오전에 보았지만 이번엔 나에게 옵션이 그리 많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이유도 있고 미국은 3개월 정도 아예 셧다운이었기에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대에 일정을 잡는 게 쉽지 않았다. 내 업상 Earning Season (미국 기업들 실적보고 기간)은 무지 바쁘기 때문에 공부할 여유가 많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2분기 실적보고가 끝나고 한 일주일 정도 리뷰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은 뒤 시험을 보고 싶었고, 그래서 고를 수 있었던 날이 8월 17일이었는데 오후 5시 밖에 availability가 없었다. 그래서 기상 시간, 점심시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했는데 오후 시험은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뭔가 하루가 끝나가는 막바지에 시험을 봐야 하는 느낌? 어쩌면 하루 종일 공부하고 볼 수 있으니 좋을거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시험당일 하루종일 힘들게 공부하고 시험을 보게 되면 내 brain이 burn out 되어 문제를 읽고 싶지도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전에 보았던 오전 시험들에서는 기상시간이랑 아침식사 시간 등을 일정히 하는 것에 큰 효과를 보았다. 다행히 이번 시험은 날짜가 월요일이라 토요일, 일요일은 정확히 오후 5시부터 Mock Exam을 풀어서 시험 느낌을 살렸다.

6. 답 맞추는 방법

평상시에 문제를 풀 때는 한 문제를 풀고 답을 맞히고, 한 문제를 풀고 답을 맞힌다. 안 맞추면 너무 궁금해서 다음 문제가 안 풀어진다... 이 습관이 정말 나쁜 줄 알면서도 계속하게 되는데, 이 답을 맞히고 싶은 충동을 시험에서 느낀다면 폭망의 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시험을 일주일 남기고는 66문제를 풀고 답을 맞혔는데 굳이 66문제인 이유는 내가 보는 FAR 시험은 Testlet 1 (그냥 세션이라고 생각하면 편함)에서 33문제의 객관식 문제가 나오고 Testlet 2에서 또 33문제의 객관식 문제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66문제를 풀고 답을 맞히는 습관을 들이려고 했고 덕분에 시험 당일 바로 답을 맞히지 않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충동은 없었다. 처음 익숙해지려 할 때는 하나 풀고 어찌나 답이 궁금하던지...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을 느낄 수 있기에 이 연습은 실전을 위해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상 코로나 덕에 평범하지 않은 시험 준비 후기를 마치고 다음엔 실전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에 입체감을 입혀 음성지원을 원하신다면 직장학생 유튜브 채널을 방문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