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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미국 직장인이 본 이스타 항공 해고 (ft. 뇌피셜)

안녕하세요 공부하는 직장인 직장학생입니다. 오늘은 이스타항공이 605명을 정리해고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요, 미국 사는 직장인의 입장에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담겨있고 제가 미국에 사는 한인 직장인을 대표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거니 읽어주시는 게 편하실 것 같습니다.

 


Business Decision

미국에서는 정리해고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많은 기사를 접하실 수 있듯이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습니다. 제가 블로그나 유튜브를 시작하며 인컴은 분산시키려는 이유도 이쪽에 있죠.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미국 지사 인력의 25%를 정리할 수 밖에 없었는데, 사장님이 하신 말씀은 “최대한 피하려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비지니스 결정이다” 였어요. 미국 사회에서는 회사에서 그렇게 결정을 하고 어느 정도는 받아들입니다. 특히 이런 사태에는 이해를 할 수밖에 없죠. 제가 느끼기에 한국보다 미국이 해고를 조금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물론 뒤에서 다른 짓을 하는 부실경영을 커버하려 정리해고를 진행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반감을 사는 결정이겠죠? 하지만 이스타 항공을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이렇게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어려움들 속에서 일어나는 정리해고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겠죠. 코로나 사태 초반에 한국을 지켜보면서 해고가 많이 없다는 것을 보고 처음엔 조금 놀랐습니다. 한국도 정말 많이 어려울 텐데 말이에요. 물론 기사화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정리해고를 당연히 받아들이는 미국과 달리 신기할 정도로 중소기업들도 해고 없이 잘 버티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이 많은 민족 이어 그런가? 그만큼 한국 회사들은 탄탄한가? 여러 생각을 하게 됬었죠.


워라벨이 답이다

개인적으로 궁금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끝에 제가 든 생각은 워라벨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워크 라이프 발란스라고 하죠. 미국은 이것을 정말 중요시해요. 그래서 칼퇴가 당연시되는 문화이죠. 적어도 제가 격은 것은 근무환경은 위에 사장님이 퇴근 안 하신다고 내가 남아서 빈둥빈둥 기다리지는 않습니다. 내 일이 끝나면 정시에 퇴근을 하는 문화이죠. 한국도 그런가요? 물론 드라마가 많이 과장되어 있긴 하겠지만 제가 느끼는 한국은 야근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뇌피셜입니다만, 미국은 워라벨을 지키기 위해 필요 인원보다 더 많은 인력을 쓰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든다면 프로젝트 x를 위한 적정인원이 10명이라면, 미국은 13명을 고용해서 워라벨을 지키며 프로젝트 x를 진행을 하고 나아가 이를 더 발전을 시키려 하는 느낌이라면 한국은 8명의 소수정예로 프로젝트 x를 진행하는 느낌이에요. 그렇다고 프로젝트 x를 발전시키려 노력을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8명이 이 일까지 하죠. 직원들만 고생이겠죠? 이런 현상은, 경기가 이렇게 빠그라졌을 때 미국은 최소 3명을 정리할 수 있는 버퍼가 있고 허리띠를 더 조르려면 “야, 한국은 저거 8명이 하던데? 지금은 위기니까 2명 더 내보내자.” 이게 가능한 거죠. 5명의 해고가 가능한 케이스입니다. 실제로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25% 정도를 감축했는데 그만큼 남아있는 직원들의 업무량은 늘었습니다. 아주 통으로 정리된 부서들을 보면 이 부서들의 업무가 "essential"이라기보다는 경기가 좋을 때 "있으면 좋은 nice to have 부서" 쪽에 가깝더라고요. 반면 한국은 이미 8명이 야근해가면서 일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가 안 좋아도 직원 정리가 힘든 거죠. 불가피한 사항이 아니라면 말이죠.


이스타항공

저는 이스타 항공의 지배구조나 이사회 구성, 그동안의 경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펙트로 아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이 항공이 포함된 관광업계이죠.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그나마 화물기로 선방을 했다는 기사를 보셨을 거예요. 하지만 이스타는 그런 탈출구가 없죠. 코로나 전에 비행기를 21대를 운영하였지만 지금은 5대 밖에 안 남았다고 합니다. 사업에 중심에 있는 비행기가 약 75%가 줄었는데 어떻게 같은 인원으로 경영을 할 수 있을까요? 물론 비행기를 정리하기 전에 다른 방안을 모색했을 수 있다는 주장은 충분히 타당할 수도 있지만 이제 돌이킬 수는 없죠. 비지니스 볼륨이 줄은 만큼 그에 딸린 인력 - 조종사, 승무원, 정비, 데스크 등등 - 이 줄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비지니스 결정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미국 아메리칸 항공은 25,000명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회사의 정리해고를 가장 가까이 지켜본 파리 목숨의 직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고 노조의 고통에 공감하지만, 항공사가 정리해고를 감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